“내 책 읽고 운다고? 웃기다는 편이 훨씬 좋아”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4)가 18년 만에 팬들 앞에 등장했다. 하루키는 6일 교토(京都) 시내 교토대학 백주년기념홀에서 열린 공개 인터뷰에서 500명의 팬들을 만나 자신의 문학여정을 회고했다. 이날 행사는 2007년 사망한 임상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를 기념하는 가와이 하야오 재단의 초청으로 열렸다. 가와이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한층 넓힌 것으로 평가받는 심리학자로, 하루키와 생전에 교분이 두터웠다. 공개 인터뷰의 테마는 ‘영혼을 보고, 영혼을 쓴다’였다.
하루키가 일본에서 일반 독자들 앞에 선 것은 18년 만이다. 사전 추첨으로 선발된 팬들은 실로 오랜만에 세계적인 작가의 육성에 공감했으며, NHK방송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도 이날 행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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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제공
회색 재킷에 빨간 바지의 캐주얼한 차림으로 팬들 앞에 등장한 하루키는 30분간의 강연을 통해 자신의 ‘소설론’을 전개했다. 스스로 말하는 ‘하루키 소설’의 키워드는 ‘상처’와 ‘성장’이다. 그는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입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성장한다, 이런 성장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정말 슬픈 체험이 소설을 쓰게 하는 힘”이라는 말도 했다. 사람의 진짜 모습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가 생각하는 소설은 “그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이다. 하루키는 “이야기는 사람의 영혼 깊숙한 곳에 있다”며 “소설을 통해 저마다 가진 이야기들이 서로 공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마음의 유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하루키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씩 흘러나왔다. 하루키는 소문난 마라톤 예찬가이며, 최근에는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발 공격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글을 미국 신문에 기고하기도 했다. 그는 “달리기는 내게 소설을 쓸 때 달라붙는 어둠의 기운을 날려버리는 퇴마(退魔)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키는 공개장소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평범하게 살면서 글을 쓰고 있으며 다른 것에 고개를 디밀고 싶지 않다. 이리오모테섬 고양이 같은 멸종위기종 동물이라고 생각해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이리오모테 고양이’는 오키나와의 섬에 사는 희귀종이다.
하루키의 강연에 이어 문학평론가 유카와 유타카(湯川豊·74)와의 문답 형식으로 공개 인터뷰가 진행됐다. 하루키는 데뷔 이후 내면의 변화 과정을 설명했다. “데뷔 무렵에는 어떻게든 길게 써야지 하고 생각해 결말도 정하지 않은 채 몇 페이지를 써내려가다 보니 술술 써지게 되더라”면서 “나한테 이런 게(재주)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쓰고 싶어도 제대로 써지지 않았던 초기 작품을 ‘편식이 심한 셰프’가 만든 요리에 비유한 뒤 “간신히 쓰고 싶은 것을 쓸 수 있게 되면서 내놓은 작품이 <해변의 카프카>(2002년 출간)였다”고 회고했다. 1979년 데뷔한 이래, 20여년이 지나서야 쓰고픈 것을 쓸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하루키가 작가로서 자신을 발전시켜준 작품으로 꼽은 것은 1990년대 전반에 쓴 <태엽감는 새 크로니클>이다. 그는 또 “소설 쓰기를 즐기던 초기 단계에서, 이 작품을 통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옴진리교가 1995년 3월 도쿄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한 사건의 피해자들을 인터뷰해 쓴 논픽션 <언더그라운드>(1997년 출간)를 들었다. 그는 “피해자들과 3시간가량 인터뷰한 뒤 1시간은 족히 울었다”며 이 책이 자신에게는 커다란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하루키는 <1Q84> 이후 3년 만에 지난달 12일 장편소설인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를 펴냈다. 그는 “전작이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없앤 소설이었다면, 이번에는 현실과 비현실이 부딪치지 않는 리얼리즘 소설을 쓰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작가로 유명세를 떨치는 하루키도 새 소설이 독자와 평단으로부터 어떤 반응을 받을지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는 “퇴보라는 비판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실험”이라면서 최대 히트작인 <노르웨이숲>도 순전히 리얼리즘 소설인데 출간 당시에는 문학적 후퇴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후일담을 털어놨다.
<색채가 없는…>은 36세의 철도회사 직원이 고교 시절 친구 4명에게 절교를 당하고 마음속 깊은 상처를 안고 살다가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하라’는 한 여성의 충고에 따라 과거 절교를 당한 이유를 찾아 나선다는 내용이다. 하루키는 “친구들 4명의 이야기를 쓰다 보니 장편이 됐다”면서 “등장인물 중 하나가 주인공에게 4명을 만나러 가라고 말하는 동시에, 나에게도 글을 쓰라고 유도했다. 불가사의한 일이지만 이런 일이 가끔 있다”고 말했다.
독자들에게 보내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내 책을 읽고 울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지만 ‘쉴 틈 없이 웃었다’는 얘기를 듣는 편이 훨씬 더 좋다”며 “아무래도 유머감각 쪽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쓰고 있지만 독자의 취향에 맞지 않을 때가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 해도 무라카미 하루키는 열심히 쓰고 있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장내에서는 녹음과 사진·동영상 촬영이 일절 금지됐다. 타협하지 않는 하루키의 개성이 드러난 강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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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가 그랬지, 글쓰기는 "문체"가 시작이자 끝라고~~문체가 글쓰기의 핵심이자 전부라고..
내용이 아니라, 어떤 내용으로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문체로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그의 글을 읽고 정말 반해버린 이유는 바로 그의 "문체" 때문이다.
번역되었음에도 그의 작품속에는 그만의 유려하고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체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과 명징함속에 살아있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 내용에 상관없이 찬탄하게 된다.
아~~~어쩜~~~!!!!
그것은 마치 길가에 굴러가는 신문지 뭉치를;
어느 사진작가가 카메라로 멋지게 찍어 놓은 작품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냥 버려진 신문지 뭉치가 굴러가고 있었는데, 그 지저분 한 것이 어느 순간 작품이 된다.
카메라 셔터를 통해서, 작가의 의지를 통해서.
그냥 카메라로 찍었을 뿐인데..
그 작가가 찍었다는 이유만으로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이다.
그의 글은 마치 이와 같았다.
그냥 평범한 일상을 묘사해도 그가 글을 쓰면 그만의 문체속에서 평범하던 일상이 유려하면서도 깊은 ..
그러면서도 살아 숨쉬는 작품이 된다. 작.품.이 된.다.
내가 알기로 아직까지 그의 작품은, 단 한번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적이 없다.
그의 작품을 읽어보면 이해가 간다. 그의 문학성은..책을 떠나서는...그렇게 표현될 수가 없으니까.
그 유려함과 빼어남이, 난해하지 않은 간결함과 명징함이..마음속에 잔잔히 스며드는 치료가..
과연 드라마나 영화같은 영상물에서 얼마나 살아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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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래서 잊을 수 없는 작가이다.
그러고 보니 그의 이름은 마을의 봄나무네~~ㅋㅋㅋ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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