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
두세 살 정도 돼 보이는 아기가 4m가량 높이의 2층 창문 밖으로 하반신을 내놓은 채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긴박한 상황. 다들 놀라서 쳐다볼뿐 그 누구도 선뜻 움직이질 않던 그때, 길을 지나던 여고생이 뛰어들어 아이를 살렸다.
4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5시 40분께 교회에서 천호동 집으로 향하던 김한슬 양(16.광문고 1)은 아이가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을 보고 지체 없이 1.5m 높이의 철조망이 설치된 담장을 넘었다.
경찰에 신고하긴 했지만 어린아이가 경찰 출동시까지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바닥에 콘크리트 재질로 돼 있어 떨어지면 아이의 생명이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이 김양을 곧바로 뛰어들게 만들었다. 담을 넘자마자 아기가 균형을 잃어 창문에서 떨어졌고 김양은 두 팔로 안전하게 아기를 받은 채 뒤로 넘어졌다.
김양이 목숨을 살린 아기 김모군(2)은 함께 있던 외할머니가 외출한 사이 잠에서 깨어나 화장대를 딛고 올라 창문을 넘었고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지만, 김양의 용기있는 대처로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김양도 철조망을 넘으면서 스타킹이 조금 찢어졌을 뿐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
김양은 "길을 지나던 때 아이가 떨어질 것 같은 상황을 보고 그냥 뛰어들었을 뿐"이라며 오히려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잘 지도해주신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양의 친구 문지원양(16.광문고 1)은 "평소에 굉장히 조용한 친구여서 한슬이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에 아주 놀랐다"면서도 "워낙 품성이 착한 친구"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집에 돌아간 김양을 수소문한 끝에 찾아 이날 오전 표창장과 격려금 20만원을 수여했다.
[고승연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 천호동의 한 주택 앞에서 주민들이 수군거리고 있었다. 4m 높이의 2층에서 키 50㎝쯤 되는 아기가 창밖으로 몸 절반을 내놓고 있었다. 창틀에 매달린 아기는 곧 떨어질 듯했다. 아래는 콘크리트 바닥이었다. 일부 주민은 “저건 못 구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발만 구르는 주민들을 제치고 달려 나간 사람은 광문고등학교 1학년 김한슬(16)양이었다. 김양은 철조망이 설치된 1.5m 높이의 담장을 뛰어 넘었다. 스타킹이 찢어지고 다리에 피가 났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아기가 떨어졌다. 바로 아래서 두 팔을 뻗은 김양은 아기를 받아 안고 바닥을 굴렀다.
아기 김재성(2)군의 외할머니가 집으로 돌아왔다. 맞벌이 부부 대신 손자를 돌보는 할머니는 김군을 재우고 동네 가게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그 사이 잠을 깬 김군이 화장대를 기어올라 창문을 넘은 것이다. 김양은 구조대원이 도착하기 전 할머니에게 김군을 넘겨주고 대문을 나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4일 수소문 끝에 찾아낸 김양에게 표창과 포상금 20만원을 수여했다. 김양은 “아기가 떨어지려고 해서 ‘무조건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담장을 넘었다”며 “아기를 받는 순간 10㎏짜리 쌀가마를 진 듯했다”고 했다. 김양이 구한 김군은 3대 독자였다.
김양의 같은 반 친구 서혜령(16)양은 “한슬이는 학교 기독교 동아리 활동에 매일 참석할 정도로 성실하고 반에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김양은 학급에서 바른생활부장을 맡고 있다.
광문고는 김양이 대학에 진학하면 입학금을 지원키로 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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