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못남 11, 12편 - 빛나는 현규 유아인
결못남을 보면 아까운 배우들을 일드의 그늘에 갇히게만드는 똑같은 스토리 구성때문에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화가 덜 된 듯한 비현실적인 스토리를 보면그렇다.남주, 여주를 둘러싼 줄거리는,,글쎄다,,아무래도 리메이크작의 한계일까? 작가의 운신폭이 매우 적은 듯하다.. 장문정이나 조재희 같은 경우는 드라마 스토리상 맞춘 것일 뿐이지, 실제로 저런 능력과 미모와 재력을 지닌 사람들이 저렇게 살까? 싶다. 외모와 능력만 본다면저들의 지루하고 외로운 삶은 참 비현실적인,, 그런 캐릭터들이다. 기란은 또 어떻고? 그 정도로 세련되고 똑똑한 여인네가 8년 동안이나 자신의 감정 하나표현하지 못하고 미련스럽게 자신의 짝사랑을 고수하고 있다? 역시,,어느 정도는 오직남주를 위해맞추어진 이야기 같다..
그런데 현규와 유진은 다르다.결못남 속에서가장 현실감 있고 똑부러지게 그려지는 캐릭터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는굉장히설득력 있고 현실적으로 그려진다.그들의 소소한 이야기, 경제생활, 감정표현들이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으면서도 신선하고 상큼하다. 시청자들의 눈을 반짝 빛나게 하고웃음 짓게 하면서도긴장감과 스릴까지 느끼게 하는 팽팽한 감정선의 묘사,,이럴 땐, 작가님이라 역시 참섬세하고 뛰어난 묘사력과구성력을 지니고 있구나 싶다. .젊은 배우들의 역량과 잘 결합된두 남녀의 캐릭터는 생생하게 살아있어 자신들의 색깔을 적절하게드러내고 긴장감 있게 주변과도 잘 섞인다.
소은양은 꽃남때보단 훨씬 자유롭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은 가을양의 이미지와도오버랩되는 면이 없잖아 있다. 그런데현규는 아인군의 전작속 캐릭은 거의 연상되지 않을 정도로드라마상의 20대 청년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심지어는 얼굴까지도,,이전 작품과 닮은 듯 한데같지 않다. 아니, 전혀 다른 이미지랄까...목소리도 많이 틀리고,,왜 그렇게 느껴지는지 콕 찝어 낼수는 없지만,,아인군이 이전에 연기했던 그 어떤 캐릭터와도 다르다. 저런 면도 있었구나,,아니 얼굴이 원래 저랬었나? 목소리가 원래 저 목소리? 싶을 정도로,,,
4uUR1kymJzU&hl=ko&fs=1그것은 아마도, 그의 천부적인 연기감각, 캐릭터 창출 능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캐릭터속에 자신이 완전히 녹아들어가서 바람속에 흔들거리는 꽃처럼 생생하게 자신의 향기를 흩뿌린다... 이래서그가 배우로서 지니는 캐릭터에 대한 가소성은 거의 천재적이다. 자신의 연기력에 대해 기자가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를 물었을 때 서슴없이 선천적이다라고 말한 것은,,,그만큼 자신의 재능을,,아니 자신의 욕구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그가 인터뷰에서는 돌려서 최대한 겸손하게 ..미리,,그렇게 정해진 것 같다고 말했지만 이건 그만큼 운명적이다.를 강조한 것에 다름이 아니니까..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할 때 노력하면 잘 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어떤 부분은 노력한다고 잘 되거나 하지 않는다. 재능이 필요한 부분은 특히 그렇다. 잘 한다는 것은,,탁월하다는 것은,,정말 타고나야만 가능한 경우도 있는 것이다. 저건 연습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타고 나야만 해,,,하고 느끼게 하는 그런부분,, 아인군은 연기나 글쓰기나 그런 쪽으로는 정말이지 타고 났다!!는 생각이 든다.저런 건 연습하고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구,,어쩜 그렇게 표현할 수 있는거니,,싶은..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보통의 한계를 뛰어넘는 탁월한 감각이 보인다. 이렇게 어떤 부분은 노력하지 않아도 남보다 쉬이, 아니 너무 쉽게 잘 된다.그리고 재미 있다.보는 사람 몰입도를 200% 끌어 올린다. 신나게 한다....(흑산이 때는 사람마음 움켜 잡고 그렇게 절절하게 하더니,,,) 빛난다. 탁월하다. 운명적으로 정해졌다는 것은 바로그런 것이다.
요즘 드라마의 성패는 얼마나 현실감 있게 스토리를 구성하고 그 캐릭터를연기해내느냐에 있는 거 같다. 그런 면에서 보면 결못남은...아직은...이다., 사람들에게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던 내조의 여왕이나 시티홀을 보면 역시나 확연하게 비교되고 구분될 수밖에 없다. 저쪽의 현실감과 재미가 이쪽에도 충분히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바보를 봐도 그런 현실감과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남녀 주인공 빼고는 거의 자신의 삶이란 없는것 같은 캐릭터의 비현실성 때문이다.(특히 상철인지 하는 여주 남동생 캐릭은이래저래 안습;; 누나 중심으로만 돌아가는 그의 감정세계는상당히 비현실적이고매력 없다.또 그걸 묘사하는 배우는 겉돌고 오버한다는 느낌 밖에는 안 들고,,)주변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살 때 비로소주연 캐릭터도 빛난다. 찬유가 아무리 시청률이 높아도 작품성 면에선 글쎄다~하는 평을 얻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런 주변 캐릭터의 비현실성 때문이고..주변 캐릭터의 비독립성 때문일 것이다. 요즘 드라마는 이렇게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결못남 캐릭터관계상 특이하게 좋은 부분은..바로 조재희 사무실 사람들의 관계다!! 인간관계 형편 없는 조재희와틀어진 관계도 긑내주게 조율 잘하는 사려깊고 똑똑한 실장, 적당히 눈치 없으나 혹은 (자신의 여친 관련 등엔) 눈치짱인,능력있고 현실적인 현규..마치,,가족 같다.가족 같다는 것은, 서로 다른 감정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어울어진다는 뜻이다. 그것은 아이는 어른들 감정세계에 너무 깊이 터치하지 않고, 어른들은 또한 아이들 세계에 하나부터 열까지 반응하면서 개입하지 않는다. 즉 관심사가 다르고 감정의 공통분모가 확연히 좁은 교집합,,아니 그렇기 때문에 서로를 너무 민감하게 건드리지 않으면서잘 어울릴 수 있는 관계. 이렇게 연령층이 서로 다른 세대만이 자연스러운 가족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