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씨는 이어 "언젠가 주변 친구들이 동네주민의 신고로 적발된 적이 있는데 2명만 노동단련대에 끌려가고 나머지 2명은 돈을 줬는지 풀려났다"면서 "보위부원이나 법관들도 뒤에서는 다 (남한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제자로 참석한 통일연구원의 강동완 책임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은 남한 드라마를 볼 때 집 안과 밖에서 다른 옷을 입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면서 "친구처럼 지내는 한 탈북자는 함께 실미도에 갔을 때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을 보고 '북한에서 보던 드라마'라며 매우 감격해 했다"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발제문에서 "장사 목적의 지역 이동에 대한 통제가 느슨해지면서 (남한 드러마 같은) 영상물 유통이 늘고 있다"면서 "북중 접경지역은 물론 평양 등 북한 전역의 주민들이 이런 영상물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탈북자인 동아일보의 주성하 기자는 발제를 통해 "개성공단의 남한 의류업체에서 상표를 도난당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데 북한에서 만든 옷에 한국 상표를 붙이면 비싸게 팔리기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한국 문화를 접한 북한 주민들은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왔을 때 '남조선은 잘 사니까 우리에게 무엇인가 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통만사의 김영일 대표는 개회사에서 "한국 문화가 북한 사회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주민들 사이에) '적'이었던 대한민국이 '우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결국 통일의 주역도, 대상도 모두 북한 주민인 만큼 주민들의 마음을 더 강하게 사로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