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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통장


정명화(28·가명)씨는 최근 대학 동창모임에 나갔다가 소외감을 느꼈다. 재테크를 좀 한다는 정씨였지만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월급통장 재테크'는 다소 생소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 2~3년차인 친구들은 월급통장이라고 한 개만 고정해 두지 않고 있었다. 한 개 이상의 월급통장을 만들어 아예 봉급이 들어온 날에 곧장 각 은행 통장으로 이체해버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기존 월급통장보다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서였다.

정씨는 "회사 방침상 특정 은행으로만 월급을 받게 해 정말 아무 생각없이 월급통장을 썩히고 있었다"면서 "월급통장이랍시고 통장 잔액이 적을 경우 이자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는데 진작에 이런 방법을 알았더라면 좋았을 뻔했다"고 아쉬워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 고금리를 주는 월급통장으로 갈아타거나 통장 갯수를 쪼개는 재테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받고자하는 목적이 크다.

특히 은행 입장에서도 매달 고정적으로 봉급이 들어오기 때문에 월급통장의 고객을 주거래 은행의 고객으로 삼기 위해 혈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월급 또는 급여 등의 말이 통장에 찍혀야지만 월급통장으로 인정했다면 요즘은 굳이 명칭이나 잔액 조건을 따로 두지 않는 편이다"면서 "계좌 간 자동이체 등을 통해 고정적으로 돈이 들어오기만 한다면 모든 직장인들에게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많은 직장인들이 월급통장을 생활비 통장으로 겸용한다는 점을 감안해 각종 공과금, 카드결제대금 등이 빠져나간 후 잔액별 금리를 달리 메기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트통장'이 대표적이다.

이 통장은 이름에서부터 월급통장임을 눈치채지 못하게 했을 뿐더러 명칭 조건(급여, 월급, 회사명 등의 글자가 통장에 찍혀야 월급통장으로 인정하는 조건)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만18세 이상부터 35세 이하의 직장 초년병들 사이 꼭 봉급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계좌 간 자동이체 등을 통해 돈이 들어올 수만 있다면 추천하는 상품이다"면서 "이 통장의 고객이 38살이 되면 자동으로 다음해부터 직장인우대종합통장으로 전환돼 더 많은 수수료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특히 100만원 이하의 금액에는 연 4%의 금리를 적용, 월급통장의 잔액이 적을수록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100만원을 초과한 금액에는 연 0.1%의 기본금리만 적용된다.

하나은행의 '빅팟 슈퍼 월급통장'도 급여이체란 조건만 충족한다면 50만~200만원 이하의 금액에 연 3%의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기업은행의 'IBK급여통장'은 잔액 구간을 보다 세분화 금리 혜택을 늘렸다.

고객의 사정에 따라 평균적으로 남는 구간이 50만원 이하이면 연 3.20%, 50~500만원이면 연1.70%, 500~2000만원이면 연2.40%를 주는 식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급여를 비롯해 월 50만원 이상의 돈만 고정적으로 이체가 된다면 연 3%이상의 이자를 챙길 수 있다"면서 "전자금융 타행이체수수료나 각종 현금입출금기 이용수수료가 면제되는 것은 물론이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타은행과 달리 우리급여통장을 통해 잔액이 100만원을 초과해야 연 2.20% 금리를 제공한다. 만약 기준금액이 100만원 이하이면 무이자이다.

금리보다는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으로 승부수를 띄운 곳도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 직장인 통장'이 대표적이다.

이 통장은 기본적으로 월 50만원 또는 3개월 동안 총 150만원 이상 급여이체시 전자금융 수수료를 일체 면제해 주고 있다. 또 다른 은행 자동화기기 현금인출 수수료와 이 은행 자동화기기를 통한 다른 은행으로의 이체수수료를 월 10회 면제해 준다.

특히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한 여성 직장인들이 휴직기간 중에도 평소 급여이체 때와 마찬가지로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게 특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꼭 급여이체가 아니더라도 사전에 매달 특정한 날짜를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돈만 들어온다면 월급의 개념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부지런한 고객들은 은행별 최소 요건만을 충족시킨 채 2~3개 월급통장을 만들어 고금리 효과를 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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