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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들

장미 묵주

묵주라는 두 글자를 보면 다니엘 학습법의 저자 김동환 목사님의 어머니가 떠오른다.

목사님의 어머니께서는 처음엔 비기독교인이었는데 나중에 어떤 일을 계기로 기독교인이되셨고 평생 자식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가 되셨다.

기도하는 어머니,,그분의 기도대로 지금 김동환 목사님은 목회자의 길을 걷고 계시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쓴 다니엘학습법이라는 책으로 한때 세간의 엄청난 주목을 받았었는데 요즘도 그 책에 대한 관심은 현재진행형인 거 같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서울대에 대한 관심과 집착은 가히 열망을 넘어 콤플렉스에 가까운 수준이니 뭐 어쩔 수 없는 현상이겠지만. 특히 당신이 기독교신자인 경우라면 자녀들의 공부에 대한 무기력과 절망을 이런 책을 보고서라도 어떡하든 극복하고 싶어지겠지. 우리나라 입시체제에서 공부란 즐길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 뛰어넘고 극복해야할 과제이니까. 답답한 현실에서 찾는 묘약.

어쨌든 엄청난 논란도 불러일으킨 모양인데, 그 원인은 뻔하다. 이 책을 사서 보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신들이 책의 내용을 정독하고 자녀를 올바른 신앙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보다는, 그 책 소개대로 자기 자녀도 혹시나 서울대? 혹은 대학 문턱이라도 가보길 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사서 보거나 혹은 자녀에게 보라고 주는 거니까.

한국엄마들의 콤플렉스를 건드리고, 당신의 무기력한 자녀라도 서울대라는 홈런을 칠 수있는 가능성이있다고 암시를 주는 책. 책을 정독하고 제대로 이해한다면 자녀가 목회자의 길을 간대도 오, 주여 감사합니다 하겠지만, 솔직히 그런 부모가 몇이나 되겠어? 공부 못하는 자녀가 대학,,그것도 서울대까지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왕이면 신앙의 힘으로..하는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이 책을 사는 거겠지.

어쨌든 이 책의 저자 김동환 목사님의 어머니도 자녀에 대한 열망과 기도와 헌신은 장난이 아니셨다.

그분은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성경말씀을 그대로 실천하고 계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도를 많이 하시는 분이셨는데

그 기도의 중심에는 항상 자식에 대한 기도가 있었지만..

그분이 주기도문을 반복해서 그것도 하루에 수십법도 더 바치는 기도를 하고 계시다는 말씀을 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자신의 기도제목을 중언부언 무한대로 주님께 기도드리는 것 보다는 주님 알려주신대로 주기도문을 드리는 것이 훨씬 능력있다고, 그걸 반복해서 기도드리면 그 자체가 훌륭하고 신실한 기도방법이라고..그런데 당신은 기도를 그냥 한번 하고 마는 분이 아니라 매일 지속적으로 많은 시간을 기도하시기 때문에 주기도문을 반복해서 바치는 것이 참 유익한 기도가 된다는 것도..주기도문을 하도 많이 반복해서 하기 때문에 그 횟수를 기억하기 위해 주머니속에 콩한줌 혹은 이쑤시개 한 주먹씩 미리 세어 넣고 다니면서 그것을 한 개씩 다른 호주머니 옮겨 담는 방식으로 주기도문의 횟수를 세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당신 아들이 학교가기전에 콩 수십알을 호주머니에 넣어주고 같은 방법으로 주기도문을 바치게 했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헉스~~그거 완전 묵주기도네요? 콩이나 이쑤시개가 아니라 묵주라는 걸 사용하면 되는데....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었지만,,그때는 왠지 그 말씀을 드릴 수가 없었다.

천주교에서는 진작부터 같은 기도문을 반복해서 바치는 기도법이 있었고 그걸 위해 묵주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어떻게 이걸 모를 수가 있지? 그것도 같은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신자가..했지만..

나는 한때 묵주기도에 대해 회의를 품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권사님 이야기가 넘 신기하게 다가왔었다.

똑같은 기도문을 반복해서 무수히 암송하는 것, 주기도문을 수십번 수백번 바치는 것..아니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하나님이 바보야? 왜 똑같은 기도문을 반복해야해? 어차피 내용이 같은데..그것도 하루에 한번씩이 아니고, 하루에 수십번씩? 똑같은 말을 반복한단 말야? 하나님이 그 내용을 몰라? 왜 같은 말을 수십번 반복해? 왜 그렇게 기도해? 왜 묵주기도를 해? 왜 해야하는 거지? 하는 의문들...

그런데 이분은,,,자식을 목사로 키워내신 이 권사님이...지금 그런 반복기도를,,,하고 계신다고 말씀하시는 거다.

주기도문이 얼마나 능력있는 기도 인지 세상사람들이 모른다고 하시면서..

그 같은 기도문을 수십 수백번 반복하기 위해 콩알까지 세시면서 기도하고 계시다니...

아니, 묵주를 쓰시면 되잖아요..하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이렇게 좋은 기도의 도구가 있는데..

내가 그분께 묵주의 존재를 알려드리고 그런 기도법이; 그런 기도 문화가 천주교에서는 일상이라고 알려드렸다면

과연 그 권사님이 콩이나 이쑤시게 대신에 묵주를 사서 들고 다니면서 기도하셨을까?

솔직히 의문이다..그때도 어렴풋이 느꼈지만,,타 종교에 대한 무관심과...뭐 그런 것들이,,,묵주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겠다 싶었다..

세상 사람들은 묵주와 염주도 구분하지 못하는데

내가 손목에 묵주를 감고 있으면 왠 팔찌? 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거 염주예요? 한다.

염주는요. 불가에서 쓰는 염불도구구요.

묵주는,,,천주교에서 쓰는 기도도구예요.

보세요, 여기 십자가..

아무리 말해줘도 세상사람들의 관심은 거기까지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은 더 모르는구나.

아예 묵주라는 게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를 수 있구나.

심지어 염주의 존재는 알아도 묵주의 존재는 모른다..

가끔가다 이런 무신경과 무심함에 경악할 때가 많다.

특히 천주교와 기독교사이는 그렇다.

무슨 견원지간도 아니고..

천주교를 성모마리아 믿는 종교쯤으로 우습게 아는 기독교인들도 부지기수니까.

심지어는 이단취급까지한다, 성모마리아한테 기도한다고.

그러다 신부님과 목사님이 한판 붙고 유치장까지 들락거렸다는 서글픈 에피소드까지ㅠㅠ

우리는 왜 이렇게 서로에게 무심한 걸까? 서로 알 가치도 없는 것일까?

서로에게서 배울 좋은 종교문화는 없는 것일까?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교류할 가치도 없는 것일까?

천주교의 묵주기도 문화와 개신교의 찬양문화

이건 서로 충분히 교류하고 좋은 영향을 줄 가치가 있는 부분 같은데..

신경숙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한가로운 바닷가에서 간신히 다 읽은 책. 아니 행복하게 다 읽은 책.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가 어디냐?

그곳에 가거든 장미 묵주 좀 사다다오.

너는 어디든 갈 수 있잖니.

엄마가 부탁한 장미 묵주.

바티칸에서 사다.

세상에, 장미 묵주가 그런 존재였다면..나도 그때살 걸..

성당 안에서 왠 물건 팔기? 예나 지금이나..ㅉ~~

하나님의 성전은 장사하는 곳이 아니라고요...!!!

하는 부정적인 선입견이 강하게 깔려있는 나로선

그 웅장하고 휘황찬란한 베드로 성당에서도 묵주 파는 것을 못마땅해 하기만 했었다.

그래 관광지구나,,그저...관광객들 상대로 돈이나 벌려고 하는.

근데 묵주를 성당에서 안사면 어디서 사?? (솔직히 그건 그렇네.)

장미 묵주는..향기로운 장미나무로 만들어서 그 곽을 열면장미향이 훅~하고 끼친다는 장미묵주는..

언젠가 살수 있다면 많이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기독교인들에게 주면 과연 사용할까?

나한테 왠 묵주?! 어쩌라고?

저 중언부언 기도하다 막히면 주기도문 암송하세요. 반복해서~

가장 능력있는 기도문이잖아요.

예수님이 친히 이렇게 기도하라,,,고 알려주신 기도내용이니까.

네 하나님 아버지는 네가 이미 무엇을 구하는지 다 알고 계시니까

그 짧은 생각으로 중언부언 이기적인 기도 하지 말고 차라리 주기도문을 바치세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가 실천되어 있는 기도문이니까요.

그걸 반복하는 것 자체로도 능력이 있대요.

그냥 무슨 기도 끝에 엔딩송으로 딱 한번만 하지 말고...ㅎㅎㅎ^^;;

누가..들을까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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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기도를 바친다는 것은..

마치 신께 꽃을 바치는 것과 같다.

주기도문 한번 바치는 것은 장미 한송이 그 제단에 놓아드리는 것과 같다.

장미 한송이, 두송이, 세송이,,이렇게 꽃을 드리는 거지.

묵주기도라는 것은..

그래서 하루에 한다발씩 혹은 몇다발씩 꽃다발을 주님께 드리는 거야.

사랑하는 이에게 장미 꽃다발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처럼.

매일 싱싱하게 향기로운 꽃으로, 한송이가 아닌 무수히 많은 꽃송이로 말이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이해했다.

반복되는 기도문을 바친다는 것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온전한 장미 송이송이를 주님께 기쁜 마음으로 아름답게 드리는 것.

한송이로는 모자르니까 사랑의 마음 가는대로 다발로 묶어서 아름답게 드리는 것이라고..

그 마음이 기쁘면 하루에도 몇다발씩 드려도 아깝지 않을테니까..

기쁠테니까..

꽃을 주는 마음 안엔; 꽃들이또, 와~~하고 환하게 피어날테니까.

어쩌면 그 향기가 저 너머 이웃마을에까지도 끼칠테니까..

성모송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기뻐하소서, 주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 또한 복되시도다.

천주의 성모마리아여, 이제와 우리 죽을 때에 우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

천주교신자들은 이렇게 (중보기도를 원하는)기도문을 묵주기도로 바친다. 장미 화환을 엮듯이..

그렇다면 기독교신자들은 주기도문을 바칠 수도 있지 않을까.

매일 원하는 만큼의 꽃다발을 엮어서 하나님께..

주 기도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그 나라가 임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주만 바라볼찌라 - 느티나무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