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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관상

 

 

줄거리가 쌈박하게 재밌진 않다고 생각했는데

배우들의 연기흐름을 보면서

감탄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허랑방탕 푼수처럼 나온 조정석

몰락한 역적가문의 비운을 짊어지고 관상쟁이가 된 송강호

그의 절름발이 아들 이종석

그리고

폭발하는 섹시카리스마의 이정재..

아아,,모름지기 이정재의 전성시대라고 할만 하다..

그의 섹시미 터지는 카리스마에

극속의 모든 인물들과 더불어 극밖의 모든 관객들이 무릎꿇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찬탄~또 찬탄~~

저런 군주가 있다면

그가 어떤 잔혹성을 지니고 있을지라도

그의 발밑에 엎드려 충성을 맹세하고 싶다..라고

마키아벨리로 하여금 군주론을 쓰게한 체사르 보르시아가 그럴까..

우아한 냉혹~이라는 말이 다시 떠오르게 한 남자.

 

이정재의 수양은 글자 그대로 폭발하는 카리스마였다.

남자가

남자로 태어나서

저렇게 멋진 모습을 구현할 수도 있단말인가

아무리

연출된 장면이고

연기된 모습이라고는 하지만

이정재의 수양은 만인을 무릎꿇게 할만한 우아한 냉혹~ 그자체였다.

 

거기에 송강호

그는 표정연기할때 거의 얼굴근육을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흔들리는 눈빛조차 없다.

그런데 시시각각 확~ 바뀌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얼굴에 담아낸다.

그의 표정이

그렇게 무섭게 안타깝게 절절하게 근육하나 꿈쩍하지 않고 바뀌던 그 표정이

너무나 절실하게 와닿아서 아직도 생생하다.

영화본지 어언 2주는 지난 거 같은 데도 말이다..

 

잊혀지지 않는 이 두 사람 사이의 다양한 군상들..

 

가장 안타까왔던 건 목석같은 무표정의 절름발이 아들역의 이종석?

그는 확실히 이것도 저것도 아닌 멍한 표정만 보여줬던 거 같다.

고뇌하는 젊은이? 아니고..

철부지 어리석은? 아니고..

가문의 비운을 담아내는 요절하는 슬픈 외동아들? 아니고..

어쨌든 젤 어정쩡하게 안 이뻤던 건..왜 일까?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순정만화속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던 미모도..

전혀 살아나지 않았다. 목석같은 그의 연기에..

맹~멍~한 분장속에 갇혀버린 듯한 느낌?

 

뭐 어쨌든 영화는..

강렬했던 두 사람 송강호와 이정재 만으로도 충분히 빛났고

볼 가치가 있다.

특히 관상~~~에 대한 결론이 영화적으로 무척 맘에 든다.

이 어쩔 수 없는 세상에서

관상학..인간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나 뼈아프게 보여줬으니까..

 

수양이 마지막에 잔혹하게 죽여버렸던 관상쟁이의 외아들만 봐도..

그는 그런 운명론따위 가차없이 베어버릴 만큼 통 크고

그 딴 것 아무렇지않게 차가운 미소로 비웃어줄만큼 인생의 역학이 무엇인지를 아는 자였다.

 

갈구하는 자 간구하는 자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는 세상사~

아니 설사 진다 한들 무엇이 아쉽겠는가

한바탕 온 마음과 온 몸을 던져 싸워봤는데..

승자가 상처투성이가 되도 웃을 수 있었던 것은..

 

그래서 영화보는 내내 이정재가 구사하는 수양의 매력에 더 흠뻑 빠졌었던 거 같다.

 

한명회의 자조적인 독백이 초라하게 시들만큼..